언론보도

수백억원 비트코인 어딨나…압수물 피싱당한 검찰 ‘쉬쉬’

  • 2026-01-26

수백억원 비트코인 어딨나…압수물 피싱당한 검찰 ‘쉬쉬’

 

검찰이 범죄 수익으로 압수해 보관하던 수백억 원대 가상자산이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기관이 관리 중이던 압수 가상자산이 해킹 피해로 탈취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지검은 지난해 6~7월 사이 범죄 수익 압수물로 보관하던 비트코인 상당량을 분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같은 해 12월에야 분실 사실을 인지하고, 사라진 비트코인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피싱 피해가 있었고, 범죄 발생 시점은 지난해 여름”이라고 밝혔다. 

탈취된 비트코인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400억~700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2021년 광주경찰청이 수사한 이른바 ‘비트코인 가족 사건’과 관련돼 있다. 

당시 경찰은 가족 단위로 수천억 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아버지 ㄱ씨를 검거했다. 

ㄱ씨는 태국에서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고, 징역 13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이후에도 ㄱ씨는 수감 상태에서 딸 ㄴ씨에게 지시해 범죄 수익인 비트코인을 관리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경찰청은 2022년 ㄴ씨를 도박 사이트 운영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수사 과정에서 ㄴ씨가 국내로 은닉하려던 비트코인 1800여 개 가운데 320개를 압수했으나, 나머지 1400여 개는 이미 유출된 상태였다. 

ㄴ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법원은 압수된 비트코인 320.88개에 대해 몰수를 명령했다. 

해당 판결은 지난 8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검찰은 압수한 비트코인을 USB 형태의 전자지갑에 보관·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담당자가 전자지갑 정보를 확인하려다 가짜 피싱 사이트에 접속해 자산이 탈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지검은 “압수된 비트코인의 구체적인 사건 연관성과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압수 가상자산 관리 방식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압수물이 운반이나 보관에 불편한 경우에만 외부 위탁을 허용하고 있으나,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광주 지역의 한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가상자산을 직접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전문 수탁기관에 맡길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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